-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옷- 최다시의 오래된 옷 이야기

"웬만해선 청바지를 세탁할 수 없다, 최 진의 청바지 (안 빤)이야기"

모두 자기만의 ‘아낌‘이 있다. 시간, 사람, 동물, 자연... 오늘 얘기할 사람은 청바지를 아끼는 사람이다. 이름하여 최진(jean). 최진은 청바지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, 옷장 좁은 줄 모르고 청바지를 사들이던 시기를 지나왔다. 최진의 조금 남다른 점이라면, 청바지를 아끼는 방법이다. ’웬만해선 청바지를 세탁할 수 없다.’ 궁금하면 계속 들어보자.

Q. 지금 입고 있는 청바지가 세탁과는 거리가 멀디는 그 바지 인가요? 세탁기에 들어갔다 나온 지 얼마나 됐나요?

A. 정확히는 잘 기억나지 않고요, 아마도 3-4월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아요.

Q. 아니, 이제 곧 10월인데 한 손으로 꼽을 수 없는 시간이네요. 특별히 세탁을 안 하는 이유가 있습니까?

A. 안 빨아도 괜찮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. 옷을 좋아하고 관심이 많은데, 깨끗이 빨아 입는 게 관리를 잘 하는 것이라고 믿었었죠. 청바지 입은 날은 베란다에 걸어두는데, 꼭 안 빨아도 괜찮더라고요. 그러다보니 세탁 텀이 조금씩 길어지더군요. 자연스럽게 몸에 맞는 선이나 길이 든 느낌이 세탁했을 때랑은 다르더라고요. 착 감기는 핏감같은 것들. 가죽장갑을 생각해 보세요. 오래 낀 가죽장갑은 어디다 벗어놔도 딱 내 손 같잖아요. 가죽 장갑도 안 빨죠.

Q. 오래 낀 가죽 장갑이라, 재미있는 비유네요. 그래도 청바지는 우리 몸에서 차지하는 면적도 넓은데 그만큼 세탁도 필요하지 않을까요?

A. 영국에서였나, 15개월 안 빤 청바지와 2주 안 빤 청바지의 세균 수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고요. 리바이스CEO 였죠, 그 사람은 10년 동안 청바지를 빨지 않아서 화재가 되기도 했죠. 물론 정말 빨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엔 빨아야죠. 하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. 그냥 늘 깨끗이 입는다는 마음으로 입고 벗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그러고 있습니다.

Q. 청바지를 빨고 싶은 욕구는 없나요? 오래 안 빨아서 냄새가 난다든지, 뭔가 후줄근한 느낌들이 싫을 때도 있을 것 같아요.

A. 냄새는 솔직히 잘 모르겠고요, 후줄근한 편안함 이야말로 청바지의 고유한 핏 아니겠어요? 청바지 하나 만드는 데 물이 7천 리터 사용된다는 사실도 충격적이지만, 미세플라스틱 배출 1위가 합성섬유래요. 놀랍지 않나요? 옷을 입고만 있어도 미세플라스틱을 흘리는 꼴이에요. 그 뿐만이면요. 세탁할 때도 엄청난 양이 나온다잖아요. 내 옷 깨끗하자고 매일매일 세탁기 돌리던 시절이 부끄럽습니다. 나의 편함과 깨끗함이 세상 어딘가, 누군가에게 빚을 지는 일이라는 것, 요즘 자꾸 그런 생각이 들어요.

Q. 청바지를 안 빨고 오래 입는 팁 같은 게 있나요? 노하우를 알고 싶어요.

A. 있어요, 팁! 뭐냐면... 그냥 안 빨면 됩니다. 하루를 마치고 집에 들어와서 세탁기에 청바지부터 던져 넣는다고요? 괜찮아요. 다음 날 아침에 다시 빼면 되니까. 쉽죠? 세탁이 정말 옷에게 좋을까, 이런 의문도 가져보시길요. 어쨌든 비비고 돌리고 말리고 하면서 옷을 변형시키고 망가뜨리는 과정이 세탁인데 그렇게 해서 뺴야 할 더러움이 과연, 강과 바다의 오염보다 더 심각할까요? 미세플라스틱은 강으로 바다로 흘러들지만 반드시 우리 식탁으로 다시 돌아오겠죠. 막막하고 답답한 현실이지만, 알게 된 이상 행동하는 게 맞아요. 세탁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도 내가 할 수 있는 실천일 뿐입니다.

Q. 마지막으로 청바지를 빨지 않아서 좋은 점이 있다면요? 앞으로도 계속 청바지 세탁을 거부할 생각인가요?

A. 개인적으로 난 스판 청바지를 애용하는데, 요게 오래 입으면 무릎이 나오거나 헐렁하게 늘어지는 부드러움이 있거든요. 그게 저는 좋고요. 다리 한 쪽을 척 집어넣는 순간부터 내 몸에 착착 맞아 들어간다는 그런 느낌, 아시려나 모르겠는데. 뻣뻣함이나 저항감 없는 착용감이 꼭 살아있는 생물 같다니까요. 청바지의 정체성이 느껴진다고 할까요? 청바지 서 너 벌을 돌려 입는데, 웬만하면 세탁 안 하고 입어볼 생각이에요. 저도 궁금하네요. 10년은 이미 나왔으니 그보다 더 오래 해야겠는데요!

최다시

일단, 운을 띄워봅니다~ ㅎ

도움말씀 부탁드려요!!

정다시
@최다시 오~~ 이런 내용이 필요했습니다!! 사진이 더 들어가거나 https://www.bbc.com/korean/news-48932561 이 기사르 캡처해서 함께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아요~
사진·파일

TIP 최대 크기 25M 파일을 20개까지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. 이미지는 드래그해서 순서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.
샤샤

내용이 너무 재밌는거 같아요!! '안빨면 된다...' 귀차니즘 최고봉인 저에게 아주 좋은 팁인 거 같은데요?!!?
+정다시님 말처럼 다양한 사진이 들어가도 다채롭고 더 좋을 것 같아요 ^^

다음 편도 엄청 궁금해지네용~!!~

사진·파일

TIP 최대 크기 25M 파일을 20개까지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. 이미지는 드래그해서 순서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.